[책마을] AI가 이끄는 '라이프 3.0'… 인간은 준비돼있나

입력 2017-12-07 19:13   수정 2017-12-08 06:15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맥스 테그마크 지음 / 백우진 옮김 / 동아시아 / 468쪽 / 2만6000원



[ 최종석 기자 ] 미래의 지구. 생명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다. 위성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을 보면 기계 구역, 혼합 구역, 인간만이 사는 구역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기계 구역에서는 로봇이 제어하는 공장과 컴퓨터 설비가 거대한 규모로 조성돼 있다. 가상세계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방대한 계산이 우주의 비밀을 풀면서 세상을 바꿀 기술을 개발한다.

혼합 구역에서는 컴퓨터 로봇 인간 그리고 이들 사이의 잡종이 뒤섞여 지낸다. 어떤 사람들은 신체 일부를 업그레이드해 사이보그로 바꿨고, 어떤 사람들은 정신을 새로운 하드웨어에 업로드했다. 지능을 가진 존재는 일정한 형태를 지니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존재하면서 컴퓨터 사이를 오간다. 인간 구역에서는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AI)은 금지되고 소수의 인간들만 살아간다.

인간과 기술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 가상의 미래는 많은 과학자들이 상상하는 시나리오다. 과학자들은 AI의 발달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인간을 훨씬 능가하는 초지능이 탄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초지능은 인간에게 이로운 존재가 될 수도 있고, 위협적인 존재로 돌변할 수도 있다. 맥스 테그마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는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에서 AI와 관련해 제기되는 논쟁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한다. AI 시대를 대비하는 ‘생명의 미래 연구소’ 공동설립자인 테그마크 교수는 AI와 함께하는 생명의 미래를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보여준다.

그는 먼저 생명을 세 단계로 구분한다. ‘라이프 1.0’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진화할 뿐 설계되지는 않는다. 박테리아가 여기에 해당한다. ‘라이프 2.0’은 하드웨어는 진화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설계할 수 있는 생명 형태다. 인간이 여기에 해당한다. 인간의 신체(하드웨어)는 진화한다. 소프트웨어는 학습이라는 과정으로 머릿속에 프로그램된다. 인류의 결합된 지식은 한 혁신이 다른 혁신을 낳으면서 빠른 속도로 증가해왔다. ‘라이프 3.0’ 단계에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설계할 수 있다. 이 단계의 생명은 자신이 운명의 주인이 된다. 미래의 AI가 ‘라이프 3.0’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라이프 3.0이 될 수 있는 AI는 인간 수준이나 이를 넘어서는 범용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으로 발달할 경우라고 말한다. 지난해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지만 자신의 분야를 넘어가면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AGI는 인간처럼 다양한 영역과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저자는 AGI가 인간 수준에 이르고 초월하는 과정에서 그 힘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 마치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 발달이 거듭 배가되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이 지능 폭발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AI가 훨씬 빠르게 세계를 장악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AI와 관련된 가장 까다롭고 민감한 문제를 제기한다. AI에 ‘목적’을 부여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그 목적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들 질문은 생명의 미래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만약 우리의 목적을 공유하지 않는 기계에 통제권을 넘길 경우,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결과에 맞닥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AI의 진짜 위험은 악의가 아니라 능력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은 수력발전을 위한 댐을 지으면서 개미집이 물에 잠긴다는 사실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초지능 AI 시대에 인간이 개미의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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